시간이 지나도 생각난다.
새로운 사람을 만나고, 잘 지내고 있는데 어떤 순간에 불쑥 그 여자가 떠오른다. 이게 왜인지 이유가 있다.
그 여자랑 있을 때만 오던 감각이 대체가 안 된다
편한데 설레고, 나도 모르게 웃음이 많아지고,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.
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이 감각의 조합이 안 온다. 감각이 대체가 안 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. 기억에 남는 건 외모가 아니라 그 사람이랑 있을 때의 나였다. 이 감각을 준 사람이 얼마나 드문지는 헤어지고 나서야 안다.

나만 아는 면이 있었다
다른 사람한테는 보여주지 않는 면을 나한테 보여줬다.
이 사람의 진짜 면을 나만 봤다는 감각. 나만 아는 게 있는 사람은 오래 기억된다. 그 여백이 추억으로 남는다. 특별한 위치에 있었다는 감각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.

끝날 때 자기 자리를 지켰다
매달리지 않고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켰던 마지막 모습.
이 장면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진다. 끝나는 순간까지 자기다웠던 여자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. 마지막 인상이 그 관계 전체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된다. 어떻게 떠나느냐가 얼마나 오래 기억되느냐를 결정한다.

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느끼게 했다
그 여자 앞에서 더 잘하고 싶었다.
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, 인정받고 싶었다. 이 욕구를 만들어준 여자가 드물다. 나를 성장하게 만든 것 같은 감각을 준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. 그래서 오래 기억된다.

평생 기억되는 여자가 되는 건 특별한 무언가를 한 게 아니라 그냥 자기 자신으로 살았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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