의지하고 싶다는 말을 먼저 하는 남자가 드물다.
근데 어느 순간 이 사람한테 기대고 싶다는 감각이 온다. 그 순간이 언제인지 알면 보인다.
힘든 걸 말했는데 잘 받아줬을 때
별로 기대하지 않고 꺼냈는데 생각보다 잘 받아줬을 때.
이 경험이 한 번 생기면 이 사람한테는 말해도 되겠다는 감각이 생긴다. 의지한다는 게 거창한 게 아니라 말해도 괜찮은 사람이 생겼다는 거다. 이 순간이 의지의 시작점이 된다.

판단 없이 들어줬을 때
어떤 말을 해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는 게 느껴질 때.
남자는 평가받는 게 두렵다. 판단 없이 들어주는 사람 앞에서는 말이 나온다. 한 번 털어놓고 나면 이 사람한테는 더 말하고 싶어진다. 의지가 시작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다.

편안함이 쌓였을 때
같이 있는데 뭔가 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.
이 편안함이 쌓이면 힘들 때 이 사람이 생각나기 시작한다. 편안한 사람한테 기대고 싶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. 이 편안함이 의지의 토대가 된다.

힘든 순간에 그냥 있어줬을 때
해결해주지 못해도 그냥 옆에 있어준 경험.
아무것도 못 해줘도 옆에 있어준 사람한테 다음에 힘들 때 또 생각나는 건 당연하다. 의지한다는 게 해결을 바라는 게 아니라 옆에 있어줬으면 하는 거다. 이 감각을 준 사람한테 남자는 기대게 된다.
의지하게 만드는 건 대단한 위로가 아니라 그냥 옆에 있어줬던 것들이 쌓인 거라는 것, 그 사람이 곁에 있었나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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